지난 9월 7일 진주 경상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이만근(공사 28기) 중령이 시신기증에 서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생명나눔실천회(이사장 법장스님)의 주선으로 마련된 이 자리는 고급장교의 시신기증이라는 점도 주목되지만, 이에 자극 받은 공군 제3훈련비행단 소속 장병 5명이 시신기증 뜻을 전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됐다.
현제 제3훈련비행단에서 사후 시신기증을 약속한 공군장병은 이 중령을 비롯해 이 부대 송근우 소령, 김성환 대위, 박종재 원사, 김명길 상사, 박계환 주사 등 6명이다.
이 중령은 3년 전 국방부 근무 당시 친하게 지낸 지인이 시신기증을 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오랜 고심 끝에 이에 동참키로 하고, 생명나눔실천회를 통해 진주 경상대학교 의과대학에 시신기증 수속을 마쳤다. 그의 시신기증 사실이 부대에 알려지자 송 소령이 이에 동참했고, 나머지 부대원들도 속속 '결단'을 내렸다고 부대 관계자는 전했다.
생명나눔실천회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시신기증 약속은 장기기증에 비해 부족하다"며 "6명의 군인이 한꺼번에 기증 약속을 한 것은 타인의 귀감이 될 만 하다"고 말했다.
7일 시신기증에 서명한 이만근 중령은 "사관학교를 마치고 군문에 들어서서 나라를 위해 산다고 했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면서 "죽어서도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국민을 위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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