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사회복지시설의 후원자가 대폭 줄고 있다. 특히 장애인이나 노숙자, 무의탁노인 수용 시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져, 후원자 관리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 모색이 절실하다.
강원도 소쩍새 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승가원에 따르면 후원자 감소 비율에 비해 신규 가입자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후원을 중단한 후원자는 월평균 3백 69명인데 반해 신규 후원자는 65명으로 한달에 3백여명씩 후원자가 줄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 월평균 신규후원자 1백37명임에 비하면 올해 신규 후원자는 현저하게 감소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30여개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연꽃마을이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공동체인 나눔의 집, 결식아동과 무의탁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불교자원봉사연합회 등의 교계 복지시설도 같은 처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꽃마을은 7월을 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해 10%의 후원자 감소를 보이고 있고, 나눔의 집 역시 9월 현재 20%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또한 불교자원봉사연합회는 8월을 기준으로 작년과 비교해 50%가 줄었다.
후원금은 정부의 재정 지원 이외에 부족한 복지시설의 운영비를 메우는 중요한 재원이다. 또한 매월 일정액의 후원금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보시행이다.
그러나 후원자 감소로, 비인가 시설인 소쩍새 마을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불교자원봉사연합회는 지원 대상자 수를 절반으로 줄인 상태다.
이에 대해 복지 관계자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로용지를 이용해 후원하던 후원자들이 도외시 한 결과”라며 “후원자가 보시행의 즐거움을 맛보고 그 공덕을 느낄 수 있는 후원자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며, 소식지나 감사편지, 후원금 사용내역 등을 발송하는 것으로만 후원자를 관리해 온 교계 복지시설의 후원자 관리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대 정무성 교수는 “사람들이 후원을 하는 것은 단순히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그것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보람을 느끼면서 일체감을 맛보기 때문”이라며 후원자들의 욕구를 파악하여 체계적인 후원자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쩍새 마을 원장 현각 스님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소외되고 궁핍한 장애인이나 독거노인들의 처지는 더 어려움에 빠지는 법”이라며 “후원이란 생명의 동등성을 실현하는 가장 불교적인 방법이며, 복지시설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정신적 바탕을 심어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계 복지시설은 후원자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과 그 여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 후원하는 사람과 그것을 받는 사람이 자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등의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오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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