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가장 전통적인 불교문화입니다. 정부는 한국방문의 해와 2002년 월드컵을 맞아 불교문화에 대한 보전과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전북 완주 송광사 주지 지원스님은 지난해 대웅전 천정화인 주악비천도(奏樂飛天圖)를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귀여운 월드컵 캐릭터로 재현해내 화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를 이용한 다포, 배지, 부채, 방석, 엽서 등 70종의 깜찍한 팬시용품을 개발해 신도들과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99년 5월 이런 독창적인 불교상품 개발을 구상하고 작업에 몰두하면서 재정·인력난으로 고행아닌 고행을 했다는 지원스님은 정부와 종단이 무관심에서 벗어나 세심한 문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스님이 고안한 주악비천도 캐릭터는 2002년 전주에서 열리는 월드컵과 2001년 전주 세계소리축제에 맞춰 개발한 문화상품이다. 아직 대한축구협회로부터는 공식적인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정몽준 회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캐릭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 문화를 외국에 알릴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변의 반응이 좋다 보니, 스님은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전에 전국 5개 도시에서 주악비천도에서 재현된 탱화와 캐릭터, 팬시용품은 물론 복식 재현(패션쇼), 춤사위 재현 등 순회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고미술에 대한 깊은 안목을 갖추고 보물 4점과 지방문화재 6점을 발굴, 문화재청에 등록하는 성과를 내기도 한 스님은 사찰 문화재 발굴과 성보가꾸기가 후손들을 위한 소중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문화재는 그 자체로 존귀할 뿐 아니라 관광산업의 기본재료로,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손쉽게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자원입니다. 정부는 알맹이 없는 '구호성' 관광진흥책은 자제하고, 전통있는 문화유산을 전승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김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