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대웅보전(보물 915호) 해체 보수 공사 과정에서 이 안에 봉안된 삼존불의 조성 내력을 알려주는 발원기와 조성기 등 복장유물이 다량 발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월 16일 열린 제5회 국립박물관 동원학술전국대회에서 '법주사 대웅보전 삼존불 복장 조사'를 발표한 윤종균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지난 4월 삼존불의 복장에서 나온 발원기와 조성기 조사를 통해 삼존불은 1626년(인조 4년) 조성됐으며, 1747년(영조 23년) 개금불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삼존불은 <법주사 상량문>(1626년)과 <속리산 대법주사 대웅대광명전 불상기상>(1630년)의 기록을 근거로 1624~1630년 조성된 것으로 추정해 왔다.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불, 노사나불에서 나온 조성기는 닥종이 2장을 이어붙인 두루마리 위에 필사한 것으로, "천계(天啓, 1621~1627년 사용된 명나라 연호) 6년 병인(丙寅) 3월부터 7월까지 불상 삼존을 만들어 점안하였다"고 적혀 있어 삼존불이 1626년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비로자나불에서 발견된 발원기 역시 "대웅보전이 임진왜란(1592년) 때 불 타 없어진 후 1626년에 불상 삼존을 만들고 1747년에 개금불사를 하였다"는 기록이 분명하다.
윤 학예사는 "발원문을 보면 불상 조성 때는 왕실과 지방 유력자들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개금불사에는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병마절도사 심봉양, 상주목사 이협 등이 시주자로 등장하고 있어 달라진 불교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삼존불에서는 이밖에 <묘법연화경> <능엄경> 등의 경전과 감지은자수보살계법, 솜옷ㆍ모시옷, 청동팔엽후령통, 청동후령 등이 함께 나왔다.
우리 나라 3대 불전의 하나인 법주사 대웅보전은 기둥이 부식되고 건물이 뒤틀리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 지난 해 8월부터 2004년까지 해체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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