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제주체 경각심 가지고 대비해야
유승무 교수 포럼에서 밝혀
정보사회로 발전할수록 가상공간을 통해 성(性)과 속(俗)의 구분이 사라지고, 불교가 정보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승가공동체도 와해될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승가대학교 포교사회학과 유승무 교수는 10월 24일 현대불교사회문화교육원이 ‘정보사회와 불교, 어떻게 할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 6차 정기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금이라도 종단 제 주체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정보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무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정보사회는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현상으로 시간적(역사적) 차원이나 공간적(구조적) 차원으로 볼때 중층적 사회구성의 일부”라고 전제한뒤, “연기법과 업 등 불교사상은 정보사회의 윤리적 가치가 될 수 있고 지혜의 개념도 정보사회의 가치창출의 기본이 되는 정보나 지식의 확대된 모습이어서 불교는 정보사회에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며 “중도와 공존의 가르침인 불교사상의 영향력은 정보사회에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 교수는 “정보사회의 인간관계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이루어지고 익명성이 존중되는 특성을 지닌다”며 “이같은 정보사회의 특성은 가상공간에서 출가자가 세속사회와 접속할수 있는 기회가 늘고, 승가공동체 내부에서도 정보 사유화 현상이 발생하며 새로운 불교지식인 계급이 출현, 불교공동체의 기존 권위체계 및 지배체계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정보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유 교수는 “승단의 권위주위적 문화 등 기존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성찰이 불가피하다”며 “정보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제도 정비, 출가 수행자 리더쉽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고려대 강사 박수호씨는 “최근 가상공간에서 불교를 접하는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불교를 접하는 사람보다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네티즌들의 불교적 관심과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새로운 불교지식인 계급이 이미 출연하고 있다”며 “이처럼 성속의 구분이 없어진다면 스님들은 더 이상 우위를 주장할수 있는 무언가가 없어지고 출가자도 줄어드는 등 승가의 총체적 위기로까지 발전할수 있어 이에 대한 스님들의 경각심과 정보사회를 대비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두식 기자
doobi@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