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삼부경 가운데 하나인 <무량수경>에서는 “누구든지 일심(一心)으로 염불하면 극락 세계에 태어난다”고 설하고 있다. 실제로도 불자들의 신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염불이다. 하지만 그저 열심히 부처님의 명호를 외우는 것이 대부분일 뿐 염불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국정토학회(회장 강동균·동아대 교수)는 10월 12일 ‘염불신행방법론’을 주제로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정토신행의 한 형태로서 신앙적 측면에서만 다뤄져 온 염불을 학문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염불 신행의 이론적 토대를 갖추고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다.
첫번째 질문은, 염불이라는 타력 신앙을 통해서도 불자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성불에 도달할 수 있는가에 모아졌다.
강동균 교수는 중생이 성불하는 과정을 그린 <화엄경> ‘십지품’의 주석서인 <십주비바사론>에서 용수가 말한 “만약 사람이 일심으로 그 명호를 칭하면 즉, 아뇩다라삼막삼보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것을 얻는다”라는 구절을 예로 들며 “아무리 노력해도, 성불을 이룰 수 있는 위치인 불퇴전(不退轉)으로 나아갈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도 염불을 통해 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원 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보다 적극적이다. 태원 스님은 “성불하는 수행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염불 수행이 부처님의 본원에 입각한 수행법으로, 성불하는 지름길이라 본다”고 밝혔다. 깨달은 부처님의 생각에 몰입하는 수행자는 자기 스스로 깨치려고 노력할 것이고, 결국 부처의 지위에 오르려는 수행을 통해 그 경지를 성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염불 수행의 종류는 다양하다. 사람마다 근기가 다르고, 원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석가모니불이나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칭명염불이 가장 일반적.
하지만 법산 스님은 “염불이란 부처님의 외형이 아니라 내면에 갖추어진 공덕을 염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칭염염불에서 시작하더라도 불상을 관하는 관상(觀像)염불, 부처님의 32상호나 공덕을 관하는 관상(觀相)염불, 진여실상을 관하는 실상염불 등 관념염불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원 스님은 “어떤 염불이라도 궁극적인 목적은 진리를 깨달아 불퇴전에 오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원 스님은 “현재 목적은 정토에 왕생하는 것이지만 정토에 왕생한 후의 목적은 아미타불의 법을 듣고 진리를 깨닫는데 있다”며 “염불 수행자는 먼저 귀의하는 마음을 갖고 ‘나무○○불’ 또는 ‘나무○○보살’이라고 갖추어 불러야만 일체고통에서 해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력적인 선 수행과 타력적인 염불 수행을 병행한 ‘염불선’의 수행방법에 대해 발표한 보광 스님은 “간화선 일변도인 한국의 수행 풍토에서 염불선은 새로운 수행방법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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