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스님의 선사상에 바탕한 인류 구세사상이 조계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청담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조계종 총무원과 청담기념사업회가 10월 10~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와 수원 봉녕사에서 개최한 ‘청담 대종사와 현대 한국불교의 전래’라는 주제의 학술 세미나에서 월주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은 ‘청담의 구세관과 한국불교 비구승단 재건’이라는 주제를 통해 “종단 3대 사업 설정하고, 한글로 된 ‘불교성전’을 간행, 동국대에 역경원을 설치, 해방이후 서울권 최초의 교육기관 싣달학원 설립 및 스님들의 동국대 종비생 교육제도 실시 등의 실천에 바탕한 업적은 ‘정화가 곧 구제’라는 구세사상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담스님의 구세사상과 원행요지’에 대해 발표한 혜정스님(문수사 주지)은 “스님은 불교의 진리가 지식을 구하는 자에게 세계를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목적을 이루는데 있있음을 설하고 있다”며 “ 스님에게 있어 구세란 인간이 저마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그 주인된 진리로써 자기 자신을 관리 경영하고, 나아가 세계를 구제하는데 있었다”고 밝혔다.
스님의 이러한 구세사상은 선사상에 바탕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청담스님의 선사상 연구’를 발표한 선본스님(동대 선학과 교수)은 “선은 창조적인 생활이며, 항상 지금 여기서 자기 자신의 주체적인 절대 깨달음의 생활이라고 제시했다”며 “ 결국 선의 깨달음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인류와 중생구제 위한 위대한 보살행으로 승화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기종 교수(동국대)도 ‘청담의 마음론 연구’를 통해 “스님은 인간의 주체는 마음이며, 생명 그 자체라고 보았다”며 “이는 마음이 부처이며 일체법의 근원이 마음에 있는 만큼 그 자체가 곧 영원불멸의 실제인 우주발전의 원동력이며 핵이라고 보았다”고 주장했다.
법산스님(동국대 교수)은 “참선은 반드시 참회를 필요로 하며 뉘우침 없는 자성의 회복이나 참나의 발견은 전혀 불가능한 것”이라며 “굽힐 수 없는 자비무적의 포용력을 갖춘 스님의 선기(禪機)는 승가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한국불교 정통성을 찾아 한국불교의 주체성을 세우는 대보살의 원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번 세미나에서는 그간 일반에 알려지지 않는 스님의 시 세계, 선 서화 등의 논문도 발표돼 불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청담스님의 선서’를 주제로 발표한 조수현 교수(원광대)와 오후규 교수(부경대)는 “스님의 선서에는 선의 깊이, 무념의 세계, 참나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 몸부림치는 창조의 마음등이 느껴진다”며 “스님의 선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곳에 따라서’의 경애를 표현했고, 이 것이 때로는 혁명가도 따를 수 없는 대중과 함게하는 전위성과 현대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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