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역사유물전시관 건립을 둘러싼 학계의 논란이 재개될 조짐이다.
경주시는 불국사가 제출한 석굴암 역사유물전시관 설계안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최근 문화재청으로 넘겼다고 8월 30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빠르면 9월중 문화재위원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유물전시관의 건립 위치 등에 대해 재심의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해 10월 건조물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석굴암에서 동남쪽으로 100여m 떨어진 곳에 본존불 모형을 포함한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의 역사유물전시관을 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 4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계와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현 위치에 역사유물전시관을 짓는 것은 석굴암 경관 훼손”이라는 반대에 부딪혀왔다.
‘석굴암 토함산 훼손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상해 교수(성균관대)는 “모형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현 위치에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불국사가 최근 경주시에 제출한 설계안은 당초 계획대로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어 문화재위원회에서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책위원회 소속 강우방 교수(이화여대)는 “현재의 위치보다는 일주문 밖이나 불국사 근처에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석굴암 실물의 모습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다는 자세로 역사유물전시관 건립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의 위치가 제일 좋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위치에 대한 논란이 많아 재검토를 통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건조물 분과에서 심의할지 문화재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어 심의할지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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