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 스님의 육성 강의를 담은 CD <동양사상특강>(교림)이 나왔다. 그동안 스님의 법문과 강연, 인터뷰 등을 정리한 법어집 <부처님이 계신다면> 등이 선보였지만 스님의 육성 강의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양사상특강>은 탄허 스님이 1977년과 1982년 동안거 기간 동안 하루 8시간씩 화엄합론과 사미과ㆍ사집과ㆍ사교과 등을 강의한 내용을 녹음한 250여 개의 테이프를 간추려 18장의 CD에 담은 것이다. 교재에는 강의의 주된 내용을 풀어쓴 ‘삼교평심론’ ‘이혹론’ ‘원정론’ 등을 담았다.
탄허 스님은 강의를 통해 불교의 선사상과 화엄경을 비롯해 유교·도교·기독교 등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을 넘나들며 스님 특유의 우주관과 인생관 등을 설파한다. 전국 강원의 중강 이상의 스님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 강의에는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정대 스님과 교육원장 무비 스님 등도 참가했다.
스님은 <신화엄경합론> 47권을 비롯해 20여종의 번역서를 내놓았을 뿐 대중들을 위한 법어집은 직접 저술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스님이 평소에 즐겨 말씀했던 “다언(多言)은 사자(士子)의 병이 되고 번문(煩文)은 도가(道家)의 해가 된다”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스님의 육성법문 일부분은 탄허닷컴(www.tanheo.com) 육성듣기 코너를 통해서 8월 15일부터 서비스된다.
1913년 1월 15일 전북 김제 만경에서 태어난 탄허 스님은 19세부터 3년간 한암 스님과 우주와 인생의 근본이치에 대한 서신문답을 했으며 21세에 한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평소 승려 교육에 많은 힘을 쏟은 탄허 스님은 화엄경을 비롯해 육조단경, 보조법어, 사교, 사집 등 많은 불전을 번역했다. 월정사 조실, 조계종 중앙역경 연수원장, 화엄학 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83년 6월 5일 향년 71세로 입적했다. 입적 뒤 종교인으로서는 최초로 국가가 추서하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값 12만6천원. (02)733-3334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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