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 문화 > 학술·문화재
야외 석조문화재 관리 대책 마련 시급
최근 국보 4호인 경기도 여주 고달사지 부도가 도굴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야외에 있는 석조 문화재의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여주 고달사지 부도 도굴 사건과 관련 “고달사지 부도 내부의 유물을 노린 도굴꾼들이 지붕돌(옥개석)을 들어내려다 부도 윗부분(상륜부)의 구슬 장식(보주)과 덮개 장식(보개)이 땅에 떨어져 조각났고, 지붕돌 귀퉁이를 장식하는 귀꽃 한 개도 부러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고달사지 부도의 덮개 장식은 가로, 세로 15cm의 3조각으로 파손됐으며 한쪽 면에는 심한 균열이 생겼다. 또 도굴 때문에 부도가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상태다.

도굴꾼에 의한 부도 훼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3월에는 국보 54호 전남 구례 연곡사 부도가 역시 도굴꾼에 의해 부도 윗부분이 땅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도굴꾼들이 이처럼 탑과 부도를 노리는 것은 탑과 부도 속에 안치된 불경이나 불상, 사리함 등의 문화재를 탐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탑이나 부도 등 대부분 석조 문화재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산 속에 있거나, 관리인조차 제대로 없는 폐사지에 위치하고 있어 뚜렷한 관리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영호 문화재위원(한국교원대 명예교수)은 “몇몇 시행하고 있는 관리인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폐사지의 경우 가장 가까운 마을의 이장이나 주민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인으로 위촉해 문화재를 매일 관리할 수 있도록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문명대 교수(동국대)는 “고달사처럼 규모가 큰 절터의 경우 절이 있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며 “발굴조사가 끝난 폐사지 근처에 조그만 절을 지어 스님들이 상주하면서 유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교수는 한때 전국적으로 시행되다 최근 없어진 관리인 제도를 예로 들며 “체계적인 문화재 보존 관리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재위원회 안에 정책 개발 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재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굴꾼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문화재를 ‘돈’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 도굴꾼들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잡는다는 것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02년 1월 현재 석조 문화재는 64점이 국보로, 447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으며 국가 지정 건축물 문화재의 80%와 보물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2-07-3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