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 안에 자리 잡은 석굴암(주지 지본) 극락전 앞뜰에 세워져 있는 탑신석이 조선 초기에 조성된 부도의 일부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한 극락전 뒤편 50여m 지점에서는 같은 부도의 기단석으로 보이는 석재 한 점이 발견됐다.
경기도 의정부시 석굴암 극락전 뒤편 골짜기 옆에서 탑의 일부로 보이는 석재가 방치돼 있다는 한 불자의 제보를 받고 16일 본지가 확인한 결과, 팔각형 모양의 이 석재는 부도의 기단석인 것으로 밝혀졌다.
석재의 사진을 본 소재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부도의 기단석이 분명하다”며 “연꽃문양의 꽃잎마다 도톰하게 테를 돌려주는 기법 등을 볼 때 조선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 연구관은 또 “극락전 앞뜰에 세워져 있는 1층 탑 역시 부도의 탑신석이며 조성 시기는 조선초기”라고 밝혔다. 팔각형 탑신에 사천왕상과 문살무늬가 돌아가며 새겨져 있고, 상륜부의 우동마루마다 귀꽃이 돌아가는 수법 등이 조선 초기 양식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소 연구관은 “두 유물 사이의 거리나 양식, 크기 등을 볼 때 같은 부도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석굴암에 따르면, 경내의 석굴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기도했던 곳으로 전해오며, 극락전 뒤편 산골짜기는 지금도 ‘무학골’이라 불리는데 무학대사가 수도했다는 석굴이 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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