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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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조사전에
조사당 비각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중흥불사가 한창인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주지 법조)가 때아닌 경사를 맞았다. 바로 30여 년 전 사라진 조사 진영 7점 등 8점의 성보를 되찾은 것이다.

이번에 성보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한 불자의 노력 때문이다. 지난 해 우연히 조사 진영 7점과 나반존자 족자를 입수하게 된 이 불자는, 조사 진영이라면 당연히 절에 조성돼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서 어느 절에 있었는지를 찾아 나섰다.

수소문 끝에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의 <고승 진영> 편에서 송월당 혜민 스님 진영을 발견한 이 불자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진영과 같은 것을 확인하고 고운사를 찾았다. 그리고 고운사 ‘성보대장목록’을 뒤진 끝에 67년 목록에서 이를 확인했다. 나머지 6점의 진영도 고운사에 봉안돼 있던 것임을 확인했다.

99년 조계종 총무원서 펴낸 <불교 도난문화재 도난백서>에도 빠져 있던 성보가 한 불자의 신심 어린 노력 끝에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고운사측은 80년대초 작성된 목록에는 빠져있는 것으로 봐 70년대에 없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조계종 총무원은 도난당한 불교 문화재가 소장하고 있던 사람의 자발적 기증에 의해 돌아온 것은 ‘거의 처음’으로 감격해 했다.

조계종 총무원 통계에 따르면 도난당한 불교문화재는 84∼99년 316건 453점, 99년 16건 2000년 14건, 2001년 12건에 이르지만 회수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조계종은 몇 년 전부터 문화재 도난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문화재보호법 개정, 문화재 전담 수사반 결성, 비지정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등의 대책 마련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촉구해 오고 있다. 지금도 도난 문화재 은닉 및 보관 행위에 대해 공소 시효를 연장하도록 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

하지만 제도적 장치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자들의 관심이다. 고운사 재무 성오 스님은 “불교문화재를 발견하게 됐을 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원래 장소인 고운사에 돌아올 수 있었다”며 “사찰과 불자들이 성보에 대해 애정을 가질 때 도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시일 안에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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