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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자 참여 없는 자료 전산화 '불가능'
“학술적으로 의미있고 활용 가능한 인문 자료 전산화 작업은 전문학자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5월 4일 열린 한국종교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EBTI와 ECAI의 발전을 통해 본 불교 문헌 및 문화 관련 DB 구축의 과제 고찰’을 발표한 허인섭(사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한국학과 겸임교수는 “인문학 전산화 작업은 ‘전문화, 표준화, 세계화’라는 세 가지 원칙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며 “이런 원칙이 무시될 경우 구축된 DB의 전면적인 개·보수, 심하게는 폐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 교수는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장경 전산화와 불교문화지도 DB 구축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고려대장경연구소가 겪었던 시행 착오와 극복 과정을 사례 발표한 허 교수는 특히 고려대장경 전산화 작업 초기, 영인본 판본 연구 부족과 기준이 되는 판본의 설정 부재로 인한 시행 착오를 예로 들면서 “1차 단순 자료 입력 후의 소위 콘텐츠 분석에는 거의 모든 작업이 세부 전공 분야별 불교학자들의 일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 구축된 자료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는 분야별 전문 검색 범주의 표준화 역시 절실한 문제다. 허 교수는 “디지털 문화정보 구축을 위해서는 국제 표준 모델 개발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며 “분야별로 전문화되고 표준화된 자료를 구축한 후 세부 분야별 전공자 또는 그룹이 표준화된 범주 체계에 따라 자료를 축적해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장경 전산화본, 한글대장경 전산화 작업, 조선왕조실록 CD-ROM 등 인문학 자료의 디지털화는 이제 세계적 추세다.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자문화지도 관련 프로젝트만 350여 개에 달하고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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