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 문화 > 학술·문화재
신라인 '나노기술' 가졌었다
1300여 년 전 신라인들도 나노(Nano, 1나노미터는 1/10억 m)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1996년 해체 당시 감은사지 동삼층석탑 사리공에서 나온 금동사리함은 신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어디까지였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즉, 녹인 금속을 주물틀에 내는 음각, 선을 내는 내각, 금속을 입히는 도금, 알맹이 모양의 금덩이를 금속 표면에 붙이는 누금(樓金) 기술 등이 빠짐없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단연 금제풍탁이다. 풍탁이란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면서 소리를 내는 일종의 풍경(風磬)이다. 금동사리함에서는 이런 풍탁 5개가 수습됐는데, 두께가 겨우 0.1mm, 길이 5∼7mm, 무게는 0.04g에 지나지 않는다. 시력이 좋은 사람도 눈으로는 형태를 구분하기조차 힘들다.

더 놀라운 것은 0.3mm밖에 되지 않는 누금 알갱이를 폭 0.2mm로 땜한 것이 13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껏 붙어 있게 한데는 현대 금속 공예에서도 숙련이 필요한 정교한 합금 기술이 사용됐다.

출토 당시 흙과 청동녹으로 싸여 있던 금동사리함에서 신라인의 금속 공예 기술을 규명해 낸 것은 바로 보존과학의 힘이다.
4월 21∼23일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금속학회 주관으로 열린 ‘고대 금속 역사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감은사지 동삼층석탑 출토 사리함 제작 기술 고찰’을 발표하면서 이런 내용을 밝힌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실 문환석 씨는 “보존과학이라고 하면 부식되거나 훼손된 문화재를 복원해 내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유물에 대한 재질 분석 등을 통해 당시의 제작 방법이나 원료, 원료 산지 추정 등 유물의 특징을 규명해 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고 강조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또 사리함에서 출토된 청록색 유리에 대한 납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원료 산지가 한국 중남-남부 광산임도 밝혀냈다. 예전의 연구 결과를 보면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청동기의 납 역시 경북지역 광산이 원산지다. 반면 신라 호우총에서 발견된 청동기의 납 동위원소 분석 결과는 원료 산지가 중국 요령성 일대로 밝혀진 바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2-04-29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4. 11.2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