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를 맞아 인터넷을 새로운 포교 매체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일고 있지만 막상 정보화 사회에 대한 불교계의 인식 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18일 현대불교사회문화원(원장 중원) 이 ‘정보화 사화에 대한 불교계의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불교계의 정보화 실태 및 인식’을 발표한 박수호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불교계 정보화의 문제점은 컴퓨터 이용이나 정보화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동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로 정보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끌려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박 연구원이 전국의 승가대학 혹은 강원에 소속된 승려 469명을 대상으로 정보화 실태와 인식을 조사한 보경 스님의 조사결과(2001년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논문)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56.5%가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고, 전체 응답자의 38.7% 컴퓨터 이용자의 68.7%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9.9%가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어서”를 들었다. 다음으로 29.9%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9.4%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정보문화센터가 2000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응답조사 결과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28.1%),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24.8%),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어서’(20.2%) 순으로 나온 것과 비교된다.
정보화 사회에 대한 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만이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고, 정보화 사회에 대비하지 않는 이유는 ‘필요없어서’(48%) ‘방법을 몰라서’(30.7%) ‘시간이 없어서’(13.4%)를 들었다.
박 연구원은 “구체적인 계획이나 전망 없이 정보사회에 대한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며 “불교계 정보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교단 내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을 위한 교육과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불교 교리의 정보화’(43.5%)를 가장 시급한 정보화 사업으로 꼽았으며, 이밖에 종무행정체계(21.2%) 신행관련 정보(18.5%) 불교문화재(11.4%)의 정보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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