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국인들이 접할 수 있는 외국어로 된 한국 불교 서적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한국에서 수행 중인 한 외국인 스님에게서 나왔다.
청고 스님은 최근 출간된 <불교와 문화> 3·4월호 특집 ‘한국 불교 서적의 외국어 번역 어떻게 해야 하나’에 기고한 글에서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 한국 불교 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청고 스님은 1993년 한국에서 혜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현재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영어로 번역된 한국 불교 관련 서적이 얼마나 되기에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국내에서는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이 1994년 을 시작으로 4권을 펴냈고, 개별 학자로는 심재룡(서울대) 교수(), 원의범(동국대) 교수(), 길희성(서울대 교수))가 있다. 외국 학자로는 등을 저술한 루이스 랭카스터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와 를 펴낸 로버트 웨스웰(UCLA) 교수가 대표적이다. (콜롬비아대 출판부)도 빼놓을 수 없다.
번역된 몇 권 안 되는 책조차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청고 스님은 “보조지눌, 태고보우, 서산대사, 구산스님의 저술과 동국대학교에서 출간되는 <한국불교 시리즈> 등 영어로 번역된 책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절판된 상태”라고 말한다.
또 다른 문제는 다루는 시대가 제한적이라는 것. 청고 스님은 “영어판 대부분이 현재 살아 있는 선사들의 가르침이거나 500년 전 선사들의 가르침이다”라며 “5백년 이전과 현대 사이를 메워 줄 저술이 없다 보니 경허, 만공, 용성, 한암 등 근대 스님들의 주옥같은 가르침을 외국인들은 가까이 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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