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대장경이면서도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초조대장경이 결집된다.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는 초조대장경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영인본 출판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겠다고 1월 22일 밝혔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부터 선종 4년(1087)에 걸쳐 판각되었다고 전해지는 우리 나라 최초의 대장경으로 고종 19년(1232) 몽골 2차 침입 때 경판은 불타고, 인쇄본만 국내외에 흩어져 전한다.
팔만대장경을 판각하면서 저본이 된 대장경이기 때문에 제작 경위 등 팔만대장경의 제작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는 자료로도 평가된다.
고려대장경연구소장 종림 스님은 “초조대장경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대장경이자 북송 때 만들어진 칙판대장경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만들어진 한역대장경으로 문화사적 의의가 크다”며 “그런데도 관리나 보존 대책은 물론 종합적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 파악하고 있는 현존 초조대장경 인쇄본의 규모는 대략 2800여 권이다.
호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00여 권을 포함해 국내에 300여 권이 흩어져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국보와 보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인쇄본의 대부분은 일본에 전한다. 임제종 사찰인 남선사에 1818권이 전하고 있고, 대마도 등지에 600여 권이 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소는 현재 전하는 초조대장경의 소재와 목록을 파악하고, 이를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웹사이트에 공개함으로써 초조대장경 관련 연구 활성화와 종합적 보존·관리 체계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우선 소재 파악과 목록 작성에 중점을 두고 본격적인 디지털 자료 구축은 내년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종림 스님은 “개인 소장가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특히 1818권의 초조대장경을 소장하고 있는 일본 남선사의 대장경 확보가 필수 조건이기에 한일 불교계의 적극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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