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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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통해 불교 더 알 수 있다”
논리와 언어의 세계를 뛰어넘는 ‘선(禪)’으로 대변되는 불교의 기본 사상을 과학적 지식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국내외 종교학자와 과학자들이 모여 종교와 과학간의 대화를 모색하는 ‘종교와 과학 워크숍’이 강남대와 미국 신학과 자연과학 연구소 주최로 1월 19∼21일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특히 기대를 모은 것은 1월 21일 열린 ‘자연과학과 동양종교’ 주제의 워크숍. 아직도 ‘불교와 과학은 상관이 없다’는 인식이 자연과학자들 사이에 팽배한 가운데, 과연 과학적 관점에서 불교의 기본 사상을 설명할 수 있는가가 관심사였다.

‘과학의 토대 위에서 본 불교철학의 핵심 이해’를 발표한 양형진 교수(고려대 물리학과)는 “고래와 인간이 달라 보이지만 같은 포유류인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자연과학과 불교가 겉모습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같은 근원을 공유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론 역시 충분히 과학적 관점에서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분자 구조의 특성을 예로 들며 “우리가 아무리 물방울을 분석한다 해도 거기서 무지개의 본성을 발견할 수는 없다”며 “물방울은 변하지 않는 무지개의 자성(自性)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요소가 무지개로 나타날 수 있게끔 조성됨으로써, 즉 모든 인연이 어우러짐으로써 무지개라는 현상이 나타나고 무지개라는 관념과 무지개라는 명칭이 생겨난다”고 연기의 개념을 설명했다.

이어진 토의에서 진월 스님(동국대 선학과 강사) 역시 “과학을 통해 불교를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월 스님은 “종교와 과학간 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과학을 통해 불교를 알기 쉽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은 비불교인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실적 문제에 응용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불교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양학자들의 관심은 기독교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종교와 과학간 대화가 갖는 한계에 대한 대안을 불교 등 동양종교에서 찾을 수 있을까에 모아졌다.

퇴계 전공자인 미국의 마이클 칼톤 교수(타코마 워싱턴 대학)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중시한 동양 종교의 전체론적 가치관에서 인류가 직면한 미래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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