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경의 <유마경> 원전이 발견돼 <유마경> 연구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일본 다이죠우(大正)대학(松주誠達 학장) 종합불교연구소(吉田宏晳 소장)는 지난 12월 14일, 지금까지 일실된 것으로 알려진 대승경전의 하나인 <유마경>의 산스크리트 원전을 중국 티베트자치구 포탈라궁전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유마경>은 재가의 유마거사가 출가 수행자들과의 토론에서 논파하고 있는 내용을 담은 경으로, 대승사상의 핵심을 설하고 있어 한중일 삼국에서도 옛부터 친근한 경전이다. <삼경의소(三經義疏)>를 저술한 일본의 성덕(聖德)태자도 <법화경> <승만경>과 함께 <유마경>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암파(岩波)불교사전>에도 기술된 바와 같이 ‘산스크리트 원전은 일실되었다’는 것이 정설이 되어 세계 불교연구자들이 <유마경>의 원전을 찾고 있었다. 발견된 원전은 8세기경의 필사본(筆寫本)이다. 사본은 세로 6cm, 가로 30cm의 야자나무 잎에 기록되어 있으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종합불교연구소는 중국측의 관계기관과 교섭을 거듭해 포탈라궁에 소장된 문헌조사에 합의했었다. 1999년 7월말부터 8월초순에 걸쳐 실시한 현지조사에서 드드어 발견이 이뤄진 것이다.
현지조사에 참여했던 마쯔나미 다이죠우대 학장은 “내용도 산스크리트 문법과 정확히 일치해 1급 문헌”이라고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의 <유마경>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첫 발견자인 다까하시(高橋尙夫) 종합불교연구소 부소장은 “관심이 있었던 <지광명장엄경(智光明莊嚴經)>을 때마침 열람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유마경 12장’이란 제목이 적혀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것이 원전임을 알게 되었을 때 “경악했다”는 흥분된 감탄사까지 했다고 한다.
<유마경> 원전 발견으로부터 발표까지 1년반이란 시간이 소요된 것은 중국 당국과 관계기관과의 조정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11월에 그 원전의 영인판이 다이죠우대학에 전해져 이번에 발표가 이뤄졌다.
김재경 기자
jg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