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의 아픔’을 겪던 문화재가 짝을 되찾았다.
경기도 여주군 고달사터 쌍사자석등(보물 282호)이 그간 없어진 줄로만 알았던 지붕돌(옥개석)을 되찾아 본래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해 발굴로 모습을 드러낸 이 쌍사자석등의 지붕돌을 최근 경기도립박물관으로부터 전해받아 쌍사자석등 위에 올려 놓았다.
서기 10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쌍사자석등은 지난 1959년, 고달사터에서 경복궁으로 옮겨왔다. 일설에는, 누군가 고달사터에서 빼내 가려던 것을 압수한 뒤 경복궁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러나 경복궁으로 옮길 당시부터 지붕돌은 존재하지 않아, 없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붕돌을 뺀 이 석등의 높이는 2.43m. 우리나라 쌍사자석등에서 사자는 대개 서 있지만, 이 석등의 사자 두 마리는 하얀 이와 갈기를 드러낸 채 앉은 모습으로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전기는 지난 2000년 찾아왔다. 경기도박물관과 기전문화재연구원이 경기도 여주군 고달사터를 발굴하면서 이 석등이 원래 서있던 자리가 확인됐고, 그 자리 바로 아래에서 지붕돌 하나가 지난 해 5월, 뒤집혀진 채 땅 속에서 출토됐다. 문화재청이 크기나 돌의 재질 등을 조사한 끝에 이 지붕돌이 쌍사자석등 것임이 확인했고, 이번에 국가 귀속 절차를 거쳐, 석등 위에 지붕돌을 안치한 것이다.
2001년 12월 25일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