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비극적 소재를 한국적인 굿의 제의형식 속에 풀어내고, 해학과 희화의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연극 ‘오구(죽음의 형식)’가 11월 6일~12월 16일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재공연된다.
연극 ‘오구’는 지난 89년 초연 이래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천4백70여회 공연에 98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화제의 작품. 이번 공연에는 강부자가 주인공인 노모로 출연하며 정동숙, 하용부, 조영진, 김소희, 한갑수 등이 함께 무대에 선다.
연극은 낮잠을 자다 꿈에서 염라대왕을 만난 노모의 간청으로 벌어진 극락왕생 기원 ‘산오구굿’ 도중에 ‘나 갈란다’라는 말과 함께 노모가 쓰러지며 시작된다.
염습과 초상집 꾸미기, 곡과 조문 등의 제의 관례 속에 웃음이 끼어들고 초상집에 내려온 저승사자들이 산 자와 인사를 나누거나 죽은 노모를 일으켜 유산상속과 관련된 다툼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산 자를 위한 난장(亂場)으로 마련된 마지막 장은 밤이 깊을수록 초상집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마침내 새벽닭이 울자 노모가 산 자들의 힘찬 배웅 속에 먼 길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내년에 이윤택씨의 연출로 영화화 될 예정이다.(02)773-8960.
이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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