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을 창건한 지 올해로 1508년이 되는 대구 동화사 개산 기념 학술대회가 ‘팔공산 동화사의 역사와 사상’을 주제로 10월 20일 동화사 통일대불전에서 열렸다. 동화사와 법륜불자교수회(회장 배동호) 주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동화사의 역사와 가풍, 인물과 사상, 가람의 특징을 통해 동화사의 ‘원뿌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상현 교수(동국대)는 동화사의 기틀을 마련했던 심지스님의 <점찰경> 신앙을 중심으로 동화사의 사상적 배경을 살폈다. 김 교수는 <동화사사적비>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15년(493) 극달 화상이 절을 창건했다고 전하나 “동화사는 9세기 전반 심지에 의해 창건됐을 가능성이 많다”며 “설사 심지는 중창자였다고 하더라도 이 절의 기틀은 심지에 의해 확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심지의 실질적 창건이래 고려말까지는 <점찰경>에 따른 점찰법회와 미륵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법상종의 가풍과 종지가 곧 동화사의 종지였다”고 밝혔다.
‘팔공산 동화사의 인물 및 사상’을 발표한 홍선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동화사는 그 유구한 역사 속에서 불교의 다양한 종파가 종의 본산으로 삼았지만 근세의 흐름은 금당선원을 중심으로 한 선(禪)적 흐름이 돋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선스님은 “동화사는 근세에 들어와 석우, 효봉, 성철스님 등 위대한 선승들이 결사한 장소”라며 “이러한 인적 흐름은 동화가 금당을 중심으로 선찰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오늘날 조계종의 기초선원이 동화사에 자리잡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학술대회에 이어 21일부터 28일까지 동화사를 빛낸 역대 조사 진영전과 차문화 축제, 사경대회, 사찰음식 시연회 등의 개산 기념 행사가 이어졌다.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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