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인 경주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과 감은사지 서탑이 식물로 인한 심각한 훼손을 겪고 있어 보존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월 17일까지 경주시가 (주)고려구조엔지니어링에 용역을 의뢰 이들 탑의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해 10월 16일 보고된 것이다. (주)고려구조엔지니어링에 의하면 3기 모두 식물훼손 외에도 침하나 갈라짐 등 구조변형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보탑(국보 20호)은 식물훼손의 최종단계에 출현하는 꽃이 피는 현화식물이 사면에서 관찰되었고 남쪽 사면의 상부 덮개에는 어린 소나무, 괭이밥, 털 고사리 등이 암석 표면을 잠식하고 있었다. 또한 다보탑은 1층 옥개석의 옥석받침과 2층 8각 난간의 간대 및 난간석이 심한 균열과 풍화로 인해 손만 대도 부스러지는 것과 북북서 방향으로 약 0.6도 기울어진 사실도 밝혀져 지속적인 관찰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석가탑(국보 21호)은 국지적인 식물훼손이 상당부분 진행됐고 다양한 생물군이 섞여 자라고 있어 처리방안이 간단치 않는 상황이다. 또 지반 약화로 기단부 중앙이 내려앉고 양끝은 솟아올라 각 면과 모서리 탑신의 면이나 모서리에 틈이 벌어진 것으로 지적됐다.
감은사지 서탑(국보 112호)은 19종이나 되는 뿌리식물이 전체 면에 착생해 탑 표면과 부재(각 부분재료)가 상당부분 깎여 나갔고 동남부 기단부와 각 층 옥개석에 박락과 멸실 등이 심각한 상태. 또한 바다와 가까운 이 탑은 염분으로 인한 박리 현상이 심각해 풍화가 가장 심한 경우로 지적됐다.
감은사 서탑을 조사한 한 문화재 자문위원은 “서탑의 경우 석탑을 받치고 있는 부재들의 부식으로 인해 기단부의 파괴확률이 99%로 나타나 해체복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10개월 여 동안 2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사된 보고서를 토대로 이달 25일 문화재위원회를 열고 생물학적 보존처리를 포함한 다양한 탑 보존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 “육안 상으로도 탑 표면이 탈색되고 박리현상이 관찰되어 안전진단을 실시하게 되었다”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인 만큼 문화재위원회의 최종 검토결과가 나오는 대로 3기 석탑에 대한 보존대책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천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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