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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조각서 보는 희노애락
조선후기(17세기 후반~19세기)에 제작된 불교조각, 능묘조각, 토속신상 등 70여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발견! 조선후기 조각전’이 11월 28일까지 서울 태평로 남대문 옆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호암미술관이 준비한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서화나 도자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져 온 조선후기 조각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조각의 다양한 발전상과 그를 통한 시대적 특징을 찾아보는 자리다.

조선후기는 실학이 일어나 실제에 바탕을 둔 우리 것을 찾고자 하는 풍조가 전 사회를 지배한 시기였고,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철학, 음악, 문학 등 모든 방면에서 새롭고 신선한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미술에서도 이같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각 부분에서 제작되었다.

조각에 있어서도 조선후기는 새로운 변화와 다양성의 시기였다. 사찰의 불상이나, 능묘의 석인·석수들이 주류를 이루던 조선전기까지의 조각과는 달리, 조선후기에는 상여 장식의 꼭두조각이나, 분묘의 벅수, 각종 토속신상 등 다양한 종류의 조각들이 제작되었으며, 사찰에서도 나한상, 동자상, 동물상 등 보다 자유스러운 미감의 표출이 가능한 조각작품들이 만들어 졌다. 전대에 비해 보다 인간적인 조각으로의 변모나, 희노애락의 감정표현이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된 점 등이 조선후기 조각작품의 특징이다.

불교조각의 경우 머리가 유난히 커서 5등신 몸매에 빨간색 옷에 초록색 옷고름을 단 화려한 동자상, 얼굴만 자세히 묘사하고 나머지 부분은 과감히 생략한 나한상 등이 눈길을 끈다. 또 나무를 깍아 만든 사자형법고대는 사자의 험상궂은 표정과 네 발로 단단히 버티고 선 자세를 세밀히 묘사,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한편 전시기간중 로댕갤러리 비디오실에서는 ‘한국의 보물-나무위에 새긴 극락세계 경국사 목각탱’과 ‘한국의 재발견-사천왕상’도 수시로 상영한다. (02)2259-7881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
200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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