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접하기 어려운 중국 미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빛문화재단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화정박물관에서 12월 20일까지 여는 '중국 미술 소장품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도자기, 회화, 불화, 서예, 불교조각, 금속공예, 자수 등 중국 미술의 각 분야를 망라한 유물 18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의 주축을 이루는 것은 도자기와 회화류지만 명·청대의 불교미술품들도 눈에 띈다.
특히 물이나 육지에 있는 중생에게 음식을 베푸는 수륙재를 지낼 때 일종의 걸개그림으로 사용했던 17세기 수륙화 7점을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야외법회에서 사용하는 괘불보다는 크기가 작은 이 수륙화는 조각그림 맞추기처럼 여러 개의 탱화를 이어 붙일 수 있게 번호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색이다. 이밖에 원대에 활약한 서예가 송렴이 '금강반야바라밀경'과 '바라밀다심경'을 사경한 서예 작품, 금·청동 불상 등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이순미 큐레이터는 "이번에 전시된 유물들은 박물관이 지난 9년간 수집해 온 중국 미술품 가운데 예술성이 높은 작품만을 골랐다"며 "근대 이전 우리 나라 미술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중국 미술의 화려하고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불화면 불화, 도자기면 도자기 등 한 장르의 유물로만 마련된 전시회에 비해 중국 미술의 여러 분야를 고루 접할 수 있는 것도 이 전시회의 매력이다. (02)798-1954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