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6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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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香 그윽한 만추의 산사
비취빛 하늘은 깊어만 가고, 땅위에 뿌리박고 사는 초목의 빛깔도 궁극으로 짙어가는 때다.

가을 빛 찬란한 사찰에서 문화행사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이들 문화행사는 단순한 음악회나 전시회 등 초창기의 실험단계에서 벗어나, 다도시연과 시낭송회, 전시와 체험현장까지 제공하며 보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

11월 11일 한반도 땅 끝에 위치한 천년 고찰 미황사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작은 음악회'도 지역민과 불자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형식으로 꾸며진다. '달이랑, 별이랑, 사람이랑'이라는 부제를 달고 오후 5시~11시까지 열리는 이 음악회는 가수 한치영씨의 노래공연을 비롯해 시인 박남준씨의 시낭송, 섹스폰연주가 김세화씨의 연주, 소리꾼 정기열씨 판소리, 전남예고생들의 가야금병창 등 해남지역 출신과 지역 문화인, 그리고 미황사와 인연 있는 모든 이들이 참여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간의 따뜻한 정이 넘치는 문화행사로 펼쳐질 예정이다. (061)533-3521

이에 앞서 11월 5일 경기도 남양주 백천사에서도 '음악이 있는 가을 시낭송회'가 펼쳐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는 조각가 오채현씨의 석불전시와 시인 해월스님(동화사 강주)의 시집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는데, 가수 임지훈씨와 진나영씨의 공연, 일본인 마사야씨의 축하 시낭송으로 한껏 분위기를 달구었다.

사찰의 문화행사는 지난 10월 한달 동안만도 수차례 열렸다. 제5회 분황사 원효예술제가 10월 9일 1천여명의 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분황사 모전석탑 옆 특설무대에서 열렸으며, 10월 21일 북한산 심곡암 단풍문화 축제가, 22일에는 강화 전등사 제1회 한중일 차 문화교류 및 백차 시음회가 열렸다. 강남 봉은사는 아셈회의 기간을 전후해 10월17~21일까지 경내에서 참선, 다도, 발우공양 등 한국불교 체험 행사를 전개했으며, 창건 90주년을 맞은 조계사도 10월 21일~29일 경내와 인근지역에서 합창단 연주회, 한마음체육대회,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또 경기도 남양주 봉인사 한길정진원은 10월 28일 수련원인 자광전 개원 1주년을 맞아 국악과 가곡, 클래식음악이 함께하는 산사 음악회를 가졌다.

이처럼 산사와 도심포교당을 중심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적 향취 넘치는 사찰 만들기가 점차 질적 양적인 면에서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사찰의 문을 열고 찾아와 주기를 기다렸다면, 이제는 사찰밖으로 눈을 돌려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민을 직접 찾아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사찰과 지자체의 연계를 통해 정례화 된 문화프로그램도 모색해, 보다 적극적인 문화포교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자 기자
200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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