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거리' 인사동에 선화(禪畵)만을 다루는 상설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간혹 선화를 주제로 한 개인전이나 특별전이 열리기도 하지만 일년 내내 선화를 전시하는 공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동 네거리에 자리잡은 선화 전문 갤러리인 '담원 갤러리'(관장 김창배)가 지난 10월 28일 개관식을 갖고 첫 번째 기획전에 들어갔다.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주제는 '선화를 보면 깨달음의 문이 열린다.' <한국의 달마> 저자이자 선화만 그려온 선화가이기도 한 김창배(45) 관장의 최근작 33점이 선보이고 있다.
김 관장은 "역사탐방로 조성 등으로 인사동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문화의 거리 인사동에서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며 "선화의 세계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보시와 포교차원에서 상설 전시관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1차 기획전이 끝나면 곧이어 '선승 기획 초대전'이 열린다. 현재 우리 화단이나 스님 가운데 역량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가 10여 명을 초청해 선화, 목공예, 판화 등을 전시한다. 선화로 유명한 수안스님, 동승의 원성스님, 목공예가 목아 박찬수, 판화가 이철수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보시와 포교 차원에서 문을 연 만큼 선화를 하는 다른 작가들을 위해서도 전시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다 선화의 매력에 빠져 15년간 선화를 그려왔다는 김 관장은 "그림을 통해 불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생활 속에서 선의 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또 내년 경 선화를 주제로 한 그림, 조각, 도자기 등을 모아 경기도 화성 근처에 선화 전문 미술관 및 선화학교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02)736-7445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