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는 첨단 디지털 시대에도 안방을 지키고 있는 게 있다. 바로 달력이다. 성도일·열반일·탄신일·출가일 등 불교의 명절과 각 의례의식일을 알 수 있는 달력은 벽에 걸리는 것 자체로 포교사 역할을 한다.
불교적 정서를 담은 내년도 새해 달력이 출시되고 있다. 불기 2545년(2001년) 신사(辛巳)년 불교달력은 여전히 전통적 소재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한결 세련된 디자인과 작품성 있는 사진과 그림을 사용하는 등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들로 인해 예년에 비해 훨씬 다양해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가야기획은 '동자요람' '산사의 마음', '부처님의 성지' 등 20종의 달력을 새로 내놓았다. 연꽃이나 달마도, 탑 등 전통적인 소재를 쓰면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산사의 계절별 모습에 동자승 캐릭터를 합성한 달력과 불교달력에선 보기 드문 아스테지를 입힌 직사각형 모양의 달력들이 눈에 띈다. (02)732-2461
감로기획이 내놓은 달력은 14종이다. 해맑은 동자승을 통해 천진불심을 되새겨 보는 '동자승의 세계', 산사의 4계를 담은 '산사의 향기',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석탑들을 모은 '탑이 있는 풍경' 등. 특히 지연스님의 불교 꽃꽃이 작품을 실은 '산사의 꽃향기'는 단아한 품격을 느낄 수 있다. (02)723-4306
불광문화사업부는 새해 달력으로 2종류를 선보였다. '천년의 빛'은 99년 영국 여왕 방문시 영국측 공식 전담 사진가로 활약한 박보하 씨가 찍은 사찰 사진을 담았고, '날마다 좋은날'은 일장스님의 선묵화를 소개하고 있다. (02)420-3200
조계종출판부는 사진 찍는 스님 석공스님의 사진집 '만행'과 예불 참선 발우공양 울력 등 스님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구도', 전국 사찰과 절터의 탑을 모은 '탑', 계절별 연꽃의 변화를 찍은 '연(蓮)' 등 4종류의 달력을 새로 내놓았다. (02)733-6390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