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3월30일 발생한 산불로 130개 조각으로 부서진 경기 양주군 회암사터 선각왕사비(보물 387호)가 복원을 앞두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화재 당시 비를 보호하던 비각(碑閣)이 붕괴된데다 높은 열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비석 파편들을 모아 현재까지 복원작업을 벌인 결과 원래에 가까운 모습을 되찾고 있다고 8월23일 밝혔다.
복원을 위해 연구소 보존과학팀은 대리석 비 몸통 조각들에 대한 실측과 세척작업을 벌여 어느 부분이 없어졌는지를 확인한 다음 같은 대리석재를 이용해 온도에 의한 훼손 정도와 돌의 굳기 정도를 미리 시험했다. 이런 다음 티타늄봉을 사용해 조각들을 접합했다.
무게 1.5t 가량 되는 이 비는 고려 우왕 3년(1377) 회암사에서 득도해 왕사가 된 승려 선각(나옹화상)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높이 15㎝, 너비 106㎝, 두께 22㎝인 부도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됐으며 몸통은 대리석이며 귀부는 화강암이다.
연구소는 석조 문화재 복원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실정이어서 보존처리 과정을 담은 보고서를 내는 한편 복원이 끝나는 대로 비는 양주군에 인계해서 경기도박물관에 보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