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불교계를 대표하는 팔공산 동화사가 10월 20일 성보박물관을 개관한다. 1998년부터 15억8천여 만원을 들여 통일대불 앞에 지상2층, 지하1층 규모의 박물관을 세운 동화사는 제1507년 개산대제(開山大祭)를 맞아 90여 평의 전시실을 공개한 것.
이 전시실에는 대구시문화재자료 제26호인 사명당대장 영정을 비롯해 소형금동불상, 대형 수저, 도장류, 불교의식용구와 '영남치영아문(嶺南緇營牙門)' 현판 등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서 승병장으로 활약했던 사명대사의 유품을 중심으로 5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유물 가운데 높이 1.3m 내외의 나무로 만든 인왕상 한쌍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데다 조각솜씨도 뛰어나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개관을 준비해 온 혜성스님(동화사 재무)은 "현재의 전시실은 동화사가 갖고 있는 주요 유물의 30%도 전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80여 개의 말사 소장 유물까지 들어 올 경우 전시실 규모가 크게 부족하다"며 "전시실 규모를 더 넓히는 한편, 지하 1층은 탱화 전문 전시실로 꾸밀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또 "수장고와 함께 영상관, 자료실 등을 갖추고 전문 학예연구원을 들여 유물의 체계적인 분류와 보존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다른 성보박물관과의 교류전, 주제기획전 등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화사측은 이번 개산대제를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로 꾸민다는 계획 아래 사진공모전, 불교 판화 및 서각 초대전, 장승깎기 시연 등의 다양한 행사를 준비중이다. 동화사는 신라 소지왕 15년(493년) 극당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사적기에 전해 오고 있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