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숨결'을 부처님의 땅 경주에서 만나보자.
지구촌 문화의 큰잔치 '2000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9월 1일~11월 10일까지 71일간 신라의 고도(古都) 서라벌에서 열린다. 최첨단 과학기술과 문화의 접목을 통해 새 천년 문화의 향방을 가늠할 이번 엑스포에서는 특히 불교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서라벌의 면모를 알리는 갖가지 주제 행사들이 준비되었다.
특히 이번 엑스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제 영상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는 가상현실(Virtuaul Reality)기법을 활용해 천년 전 경주의 모습을 현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재현해 관심을 모은다. 사이버영상관에서 특수안경을 착용하고, 가상현실을 통해 '신라의 문화만남(왕경대로, 안압지)', '신라의 자부심(황룡사 9층 목탑)', '신라불교와의 만남(석굴암1)', '신라의 정신세계(석굴암2)', '우리 문화의 황금기 신라' 등으로 구성해 당시 신라로의 생생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영상체험과 함께 입체음향, 꽃향기와 밥내음 등 냄새까지 느낄 수 있는 진일보한 최첨단 기술들이 우리문화 재현에 사용된다.
주제 전시 '동방의 빛을 따라서'는 천년 전 동북아의 국제도시로서 민족문화를 바탕으로 대륙과 해양의 앞선 문화를 거침없이 수용해 보다 새롭고 뛰어난 문화를 창조한 조상들의 비결을 배우는 장으로 구성했다. 이번 엑스포의 주제인 '새 천년의 숨결'에 걸맞게 고대 동서교역로를 따라 교류된 유라시아 대륙 각지의 진품 유품은 물론 그래픽, 레이저빔, 사진, 조형물 등을 비교 전시, 연출했다. '도입부', '실크로드와 신라'(돈황석굴, 간다라미술품, 장보고, 중국속의 신라), '국제도시 경주(불국사, 석굴암, 황룡사)', '새천년의 문화' 등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주제 공연 `도솔가-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연출 이윤택)는 엑스포 공원내 백결공연장에서 매일 2차례(오전 11시, 오후 3시) 60분간 공연된다. 이 작품은 신라의 시인 월명(月明)대사의 사상을 차용해 동.서양의 이분법적 구도속에서 상호 이질적으로 인식된 20세기의 문화를 극복하고, 동서양의 충돌과 공존이란 새로운 문화적 지평을 탐색하는 총체극이다. 엑스포에 앞서 서울과 밀양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특별행사로 9월 29일부터 10월 8일 경주시내 문화유적지에서는 지역 정상급 성악가 등 271명이 출연하는 창작 오페라 `무영탑'이 공연되며,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을 토대로 그 여행길을 미로로 구성한 '천축국 대탐험전'은 와무다리 건너기, 페타이어 통과하기, 암벽등반, 퀴즈광장 등을 통해 파미르 고원을 넘어 귀환하던 혜초스님의 의지와 용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번 엑스포기간 동안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신라기와, 그 천년의 숨결'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얼굴무늬수막새(人面文瓦當) 등 국내 12개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4백여점의 기와와 동물문, 반와당 등 중국 일본의 5개 기관이 본관중인 기와 5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사원에서 출토된 기와 70여점을 시대순으로 분류해 사원의 품격변화와 특징을 보여주고, 제작기법과 문양의 변화를 통해 신라기와의 변천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