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는 단순히 생물학적, 경제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경제개발에 힘쓰는 동안 제3세계 국가들은 자연파괴를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곧 '정의'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사흘째를 맞은 2000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중인 미국의 시인이자 캘리포니아 주립 데이비스대 교수인 개리 스나이더(70)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환경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문제는 도덕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구에는 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이 중에는 물론 인간에게 경제적 측면에서 도움이 안되는 종(種)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수백만년의 진화과정 속에 살아왔고, 인간은 이들을 파괴할 권리가 없습니다."
일본의 선불교에 흥미를 느껴 1960년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약10년 동안 지내면서 선불교에 심취했던 그는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불교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으며, 또 환경운동으로 관심을 넓혀 환경과 철학에 관한 글쓰기를 해왔다.
"불교의 역사나 일본과 중국의 불자를 보면, 모두 시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교에 대해 알면 알수록 감성과 정신이 깊어져서 시를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산이나 새, 숲 등에 대해 동감하게 되고, 자비를 갖게 되며, 이들을 돕기 위한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불교 열풍에 대해 그는 "미국은 다문화, 다사회가 존재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가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교는 인간 뿐만아니라 자연이 함께 해야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유서가 깊고 오래된 철학인 동시에 실용적이고 경험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연결짓기 어려운 먼 곳에 있는 것을 무조건 믿으라고 하지 않는다" 며 "이런 면에서 실용적인 미국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45년 동안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를 두루 다니면서 공부했던 그는 첫번째 한국 방문에 대해 "유서깊은 역사와 전통, 그리고 독특한 단결성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리 스나이더는 지난 74년에 「거북섬(Turtle Island)」으로 퓰리처상을, 83년에는 「도끼자루(Axe Handles)」로 아메리칸 북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신화와 텍스트(Myths& Texts)」,「파도에 관하여(Regarding Wave)」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2000.09.28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