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의 아픔과 좌절로 이웃과 친지들에게 조차 자신들의 모습을 내보이기 꺼려했던 실직노숙자들이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연극을 직접 무대에서 펼쳐보인다.
7월22일 오후 5시 서울 성북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될 이 연극은 경불련 아침을여는집에서 극단 예기플라터너스와 기획해 올해 초부터 실직노숙자들과 함께 준비해왔다. 실직노숙자 9명과 전문배우, 자원봉사자, 아침을 여는 집 간사 등이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함께 고민하고 연습하면서 연극을 완성시켰다. 연극은 자신들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아픔과 희망을 이야기함으로써 자활의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한다는 의미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도 큰 의의가 있다.
이 연극은 포도밭과 국도, 거기에 설정된 조그마한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농부와 작업반장, 사장, 광대와 학자 등이 이어가는 8개의 대화로 구성된다. 대화라는 방편을 통해 사회로부터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실직노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모습을 서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연극은 유도하고 있다. 연극속에 설정된 다양한 인간군상과의 대화를 통해 실직노숙자들은 그들이 왜 살아가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아나가게 되고, 이는 바로 관객인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연극의 메시지가 된다.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