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을 20여일 앞두고 사찰마다 신도들과 함께 즐기며, 부처님 오신 큰 뜻을 기리는 음악회와 공연, 전시회 등 문화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법회와 등 달기가 주된 행사였던 부처님 오신날이 문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찰에서 대중가수를 초청한 음악회나 미술 전시를 연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찰에서 열리는 갖가지 문화행사는 비단 부처님 오신날 뿐 아니라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사찰의 새로운 모습을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알리며 자연스러운 연례행사로 정착돼 가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가장 많은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은 단연 불교 1번지 서울 조계사다. 4월 23일~5월 1일까지 열리는 '봉축 기념 사진전'을 시작으로 4월 26일에는 '불교음악학술강연회'가 4월 28일~5월 12일에는 '청소년 사경공모전'이 경내에서 전시된다. 4월 29일에는 '웅변대회'가, 부처님 오신날인 5월 1일 오후 6시에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모든 신도와 스님이 함께 하는 '봉축음악제'가 열릴 예정이다.(02)720-1390
서울 강남 봉은사도 4월 27일~ 5월 3일까지 '전통 등 전시회'를 비롯, 영산대제, 자비 릴레이 봉사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친다. 지난해 야간 거리 축제를 성공적으로 연 봉은사는 올 부처님 오신날 저녁에도 경내에서 '봉축음악회'를 연다.(02)517-0149
4월 29일에는 북한산 심곡암에서 봉축행사의 일환으로 '산꽃축제'를 연다. 국악인 김성녀, 가수 심진스님 초청 공연을 비롯해 시조시인 김종순씨, 시인 박희진씨 등의 시낭송과 심곡다도회의 다도시연, 선체조 시범 등으로 꾸며진다. 또 28일~5월 5일까지 선화가 일장스님의 선화전도 경내에서 선보인다.(02)914-8860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5월 1일 부처님 오신 날 저녁 '봉축 길상음악회'를 극락전 뜰앞에서 열고, 15일~5월 2일까지 설법전에서 법일스님의 '석불전' 사진 전시회도 갖는다.(02)3672-5945
전북 전주 참 좋은 우리절은 4월 11일부터 5월1일까지 '패엽경(貝葉經) 및 부처님 진신사리 전시회'를 연다. 패엽경은 패다라 나뭇잎을 가마에 쪄서 말린 것에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최초의 경전으로 가로 60cm, 세로 15cm의 아함경 등 3질이 일반에 공개된다.(063)245-8027
경남 사천 운흥사도 4월 28일 경내에서 '작은 음악회'를 연다. 지난 3월 영산재 공연과 함께 진행된 산사음악회에 대한 신도들의 성원에 힘입어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다시 한번 음악으로 신도와 하나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준비했다.(055)835-8656
이밖에 경기도 안성 도피안사에서는 5월 1일 오전 10시 명창 안숙선씨의 '판소리 불타전' 공연이 열리고, 공주 동학사와 서울 승가사도 5월 1일 경내에서 '봉축음악회'를 여는 등 전국의 사찰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