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양주혜가 전시회를 염불과 명상의 공간으로 꾸몄다.‘空·0·不’이란 제목으로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 작가는 불교 철학과 연계시킨 회화와 설치 작품을 함께 출품한다. 화엄경의 내용을 가로 15자,세로 14자의 큰 사각형에 배치한 작품은 불경을 읽는 이의 시선이 큰 사각형 중앙의 ‘法’자에서 왼쪽으로 흐름을 따라 이동하여 ‘佛’자에 이르기까지 도형전체를 일주한 뒤 다시 ‘法’자로 돌아와 순환을 반복하도록 했다.
법계도를 더욱 단순화한 퀼트작품에서는 배경으로 깔리는 반복적인 단조의 음악에 맞춰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상징체계가 한없이 중첩되는 공간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02―732―4677
2000.09.17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