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수행체계나 교리와 달라 도외시되고 있는 아비달마 즉, 소승불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논문이 발표돼 주목된다.
권오민(경상대) 교수는 2월 10일 열린 불교학연구회 워크숍에서 '아비달마불교의 새로운 인식을 위한 시론'을 발표하고, "대승이나 소승의 구분은 불설을 근거로 시대와 지역에 따라 상이한 체계로 전개된 사유와 언어의 산물에 대하 세속적인 판단일 뿐"이며 "대승만을 불교의 보편체계로 해석하는 것을 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불교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초기(원시)불교→아비달마→초기대승→중기대승→밀교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아비달마가 소승(hinayana)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아비달마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난 대승의 옹호자들에 의해 폄하되었기 때문이다. 'hinayana(히나야나)'의 역어는 '작다'이지만, 그 어원인 'hina(히나)'는 '마땅히 버려야 할', '저열한', '천한' 뜻을 가지고 있다.
권 교수는 "아비달마의 추종자들은 '스승의 인격에 의지하지 말고 그 가르침(법)에 의지하라'는 부처님의 유훈에 따라 오로지 교법을 결집하고 연구, 해석하는 데 진력했다"며 "그것을 개인적인 깨달음만을 추구하는 태도로 보는 대승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권 교수는 "아비달마에 대한 우리의 도식적이고 개념적인 이해에서 탈피해 한다"며 "아비달마는 대승과는 또 다른 형태의 불설로 본다면, 부처님의 깨달음을 공부하는 데 충분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결론에서 "불교는 결코 단일 보편의 그 어떤 체계가 아니라 시대와 지역에 따라 전개된 온갖 상이한 사상 체계가 모여 이루어진 복합적인 체계"라며 "불교를 대승의 눈으로만 보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한 쪽 눈을 가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