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대를 놓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호)'은 751년에 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실장은 최근 문화재 전문학술지 <문화재 33호>에 발표한 글을 통해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704년 중국에서 한역되어 신라로 들어왔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다라니경은 751년 석가탑 건립을 계기로 목판본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새 논란이 되고 있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701년에 한역되고 702년 중국 뤄양(낙양)에서 인쇄한 것"이라는 중국 학자 반길성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751년 간행설은 이전에도 제기된 적이 있으나 704년 한문으로 번역됐다는 주장은 처음 나온 것이다.
박 실장은 불경 번역에 관한 내용을 담은 <개원석교록>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704년 중국에서 한문으로 번역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측천무후 집권기에 사용한 연호인 '천후(天后) 말년에 역경했다'는 기록이 분명히 나오는데, 702년 제작설은 '천후 말년'을 측천무후가 집권(684∼704)한 '말기'로 잘못 이해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또 경주 황룡사지 삼층석탑 사리함 명문 등으로 미뤄볼 때 다라니경은 706년경 신라에 들어와 이후 조탑(造塔) 공양용으로 널리 쓰였다고 말했다.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간행시기에 대한 뚜렷한 기록이 없어 석가탑이 세워진 751년 이전이라는 것 외에는 702년 설, 704년 설, 706년 설 등 학자들마다 제작년대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