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조유전)는 석가탄신일이나 수륙재(水陸齋)와 같은 특별한 행사를 위한 의식용 불화(佛畵)로서 당대 최고 수준의 불교회화 작품으로 꼽히는 괘불(掛佛)에 대한 조사보고서 제2집을 최근 펴냈다.
이 보고서는 1983년부터 1997년까지 조사한 전남과 전북지역 사찰 소장의 괘불을 정리했다. 지난 92년에 나온 1집에는 경기와 강원, 충남과 충북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보고서는 화엄사 1653년 작품인 영산회괘불(국보 제301호) 등 20건의 컬러사진으로 담았고, 각 작품마다 해설과 괘불 조성기록인 화기(畵記)를 수록했다. 또 전·남북 지역 괘불 현황과 특정을 논한 글도 수록했다.
여기에 담긴 괘불은 대부분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후반에 이르는 작품으로, 주제는 석가여래상이 대종을 이룬다. 이 점에서 이 지역 괘불은 17세기에 영산회상도가 주류를 이루다가 18세기에 미륵보살도, 삼신불도 등으로 변화해 가는 경기 및 충청지역 괘불과 다르다. 현재까지 조사된 괘불 중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 26건이 국보(7건)와 보물(19건)으로 각각 지정됐다.
연구소는 괘불조사 사업을 계속해 향후에 나올 3집에서는 경상도 지역을 수록하는 한편 그동안 조사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종합 검토를 시도하기로 했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