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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여래사 뮤지컬 전용극장 열다
절에서 록음악이 울려 퍼진다?
2월 3일 통도사 일산 포교당인 여래사 지하 1층에는 오후 내내 록음악이 울려 퍼졌다. 바로 이 곳에 들어선 소극장 개관 기념 공연 때문이다. 지난 해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가 국내에 초연해 대단한 호응을 얻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와 시카고의 명장면만을 모은 '뮤지컬 렌트& 시카고'가 이 날 무대에 올랐다. 인순이 남경주 최정원 허준호 등 지난 해 공연에 참가했던 유명 배우들이 모두 출연했다.

절에서 뮤지컬을 본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 다소 멋쩍어하던 관객들은 열정적인 춤과 노래가 이어지자 이내 긴장을 풀고 장단에 맞춰 손뼉을 쳤다.

얼마 전 일산으로 이사왔다는 서종욱(30)씨는 "서울에서만 공연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그것도 절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흐뭇해했다.

사찰은 이제 신행 요람만이 아니다. 지역 사회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음악회와 전시회, 각종 체험행사 등으로 문화 포교에 나서는 사찰이 늘고 있지만 이제 겨우 실험단계를 벗어나려 하는 상태. 2월 3일 신도시 포교당인 일산 여래사 지하 1층에 들어선 상설 소극장 '신시씨어터'는 문화 포교가 실험단계를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해 7월 개원 당시부터 지역 사회를 위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겠다는 꿈을 꿔왔던 여래사는 신시씨어터 개관으로 그 본격적인 닻을 올린 셈이다.

신시씨어터는 일년 내내 뮤지컬만 공연하는 뮤지컬 전용극장. 작년 7월 서울 정동에 문을 연 '난타' 전용 극장에 이어 뮤지컬 상설 극장으로도 두 번째다. 220석 규모의 소극장이지만 무대는 높이가 7.5m 너비 11m의 중극장 규모다. 좌석도 등받이가 있는 대형극장용 쿠션의자를 놓았다. 파스텔 톤의 차분한 색조로 꾸민 내부에 최신 영상 장비와 조명·음향 장치를 갖췄다.

절 지하의 빈 공간을 이용해 소극장이 들어선 게 아니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일산 시민들을 위해 문화포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봉사활동을 펼치겠다"던 통도사 서울포교당 구룡사 주지 정우 스님이 일산에 포교당을 내면서 처음부터 지하를 소극장용으로 설계했다.

운영은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가 맡는다.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작품 발표장으로 쓰이는 한편 지역 주민들을 위한 어린이 연극과 가족극 위주로 대관도 할 예정이다. 3월 어린이 뮤지컬과 4월 극단 신시의 새로운 코미디 뮤지컬인 '데임스 앳 씨' 공연 계획이 잡혀 있다. 박명성 대표는 "가족극장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온 가족이 함께 다양한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패밀리 카드제도, 회원제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뮤지컬 전용극장이지만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대관한다는 게 극단의 입장이다.

여래사는 소극장 개관과 함께 1층 청소년회관을 결혼식장으로 개방하고, 어린이를 위한 사물놀이 강좌, 주부들을 위한 꽃꽂이 강좌 등 문화프로그램을 갖추고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쉼터로 가꾸어 갈 계획이다.

권형진 기자
200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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