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는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국보 제48호 서산 마애삼존불 암벽 주변에 설치된 보호각이 자연채광을 차단해 햇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삼존불의 미소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철거할 필요가 있다며 문화재청에 이를 묻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1962년 마애삼존불이 국보로 지정된 뒤 풍화작용과 외부인 등에 의한 불상 훼손을 막기 위해 지어진 이 보호각은 3평 크기로, 현재 참배객과 관광객들은 이 곳에서 마애삼존불을 볼 수 있다.
충청남도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위덕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박홍국 교수는 "서산 마애삼존불은 애초 채색석불이었다"며 "채색이 벗겨진 지금 자연광이건 인공조명이건 석불의 미소를 자세히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당시 채색기법으로 원형을 복원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각이 철거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산 마애삼존불을 최초로 발굴한 황수영 박사도 "현재의 보호각은 마애불 조성 당시에 지어졌던 전실의 흔적을 토대로 설치된 것"이라며 "이것을 철거한다면 환경오염과 풍화작용으로 인한 훼손은 물론, 철거 과정에서 삼존불 훼손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계와 문화재 관계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충청남도는 "보호각 철거 여부는 문화재 위원들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