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부터 13세기까지 한국과 중국의 교류 창구였던 산동성 교주시에 의천(1055-1101) 스님의 비석이 세워졌다.
지난해 12월 25일 산동성 교주시에 '동아시아연구회 중국불적 답사단'(단장 조영록, 동국대 교수) 19명과 교주시 주재 이동철 총영사관, 교주시 위평래 시장, 청도대학 한국연구소 박영희 소장, 현지 한인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천 스님의 비석이 제막됐다.
산동성 교주시의 옛 이름은 '판교진(板橋鎭)'으로, 당(唐)·송(宋) 시대에 신라·백제인들과 고려인들이 많이 방문했던 곳이다. 1085년 중국에서 불교를 배우고자 몰래 상선을 탔던 의천 스님 역시 이 곳에 첫발을 내딛었다. 산동성에는 교주시 외에도 의상 스님이 첫발을 내딛은 등주시와 해상왕 장보고의 적산(赤山) 법화원이 있는 문등시 등이 있을 만큼, 한·중 불교 교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조영록 교수는 "의천 스님의 비석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단절됐던 한·중의 관계를 다시 잇고, 새로운 문화 교류를 약속하는 상징적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의천 스님의 비석 건립은 대우재단 부설 사회과학원 김준엽 이사장에 의해 처음 제안됐고, 교주시가 이를 수용해 실현됐다.
한편 이번 제막식에 초청 받은 조 교수를 비롯해 보광·해주·도업(동국대 교수), 동림(부산 해림사 주지)스님, 지연(서울 기원사 주지)스님 등 동아시아연구회 중국불적 답사단 19명은 행사에 앞서 '한국과 산동성의 문화·경제 교류사'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가졌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