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는 교리 연구자뿐만 아니라 지금의 사회 현실과 불교를 소통시킬 수 있는 현장 실천가도 필요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교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동국대 불교학부에서부터 석사, 박사과정의 교과목을 중심으로 불교학의 교육 환경을 분석한 이혜숙(동국대 강사) 박사가 이같은 주장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불교평론>(통권 5호)에 '한국 불교학 그 반성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 박사에 따르면, 연세대 학부 및 대학원 신학과 교과목은 160여 개인 반면 동국대의 경우 80여 개 정도로 수적인 열세에 있으며, 내용면에서도 동국대 불교학부의 교과목은 신학과 사회, 문화를 연계시키는 연세대의 교과목과 크게 비교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동국대 불교 관련 교과목 중에서 '현대'라는 개념을 담을 수 있는 교과목은 극히 한정되어 있고, '현대'를 명시한 경우에도 '불교'를 수식하는 말일 뿐, '한국불교의 현실인식과 대응' 나아가 '불교의 현대적 고찰'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현실을 담는 교과목은 없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 박사는 "어떤 주제와 방법을 선택할지 객관적인 근거가 되는 '연구 방법론'에 관한 교과목은 물론, 불교 윤리의 사회적 실천에 대한 사상적 배경과 실천적 방법론에 관한 교과목 역시 없다"고 지적했다.
연세대의 경우, '구약학 방법론', '기독교 윤리학 방법론' '종교학 방법론', '기독교 개인 윤리' '기독교 윤리 체계' 등의 교과목이 학부 및 석·박사 과정에 개설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 박사는 "'불교와 생태환경', '불교와 자본주의' 등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반영하는 교과목과 '종단 및 사원 경영', '신도 관리와 조직화', '유식과 정신치료' 등 인문사회학과 연관해 불교학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교과목도 개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