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 서구 무대에서 큰 인기를 누려 온 아시아 정상급의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현대무용단(雲門무용단)이 내년 7월께 서울에서 첫 공연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은 내년 창무국제예술제에 이 무용단의 공식 참가를 추진중이며 최근 협의가 긍정적으로 진행중인 것으로 12월 31일 알려졌다.
공연이 성사된다면 동양적 소재를 현대화하는 린화이민(林懷民) 예술감독의 독특한 안무 솜씨를 감상하는 동시에 한-중 수교 이후 소원해진 한-대만 문화예술 교류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시드니 올림픽 공식문화행사,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 참가했던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단체다.
중국의 불교사상, 샤머니즘, 전설, 경극, 쿵후, 태극권, 명상 등 온갖 동양적 요소를 녹여낸 린 감독의 작품은 동양의 선(禪) 사상에 심취하는 서구인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유럽의 무대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서구인에게는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동양 무용을 방대한 규모의 무대 예술로 극복했다는 평가다.
2t의 쌀이 무대에 쌓이는가 하면 시드니 올림픽 기념공연인 '9개의 노래'에서는 800개의 초가 무대를 채웠고 최근 '수월(水月)'의 뉴욕 공연에서는 무대에 흐르고 넘칠 정도의 물이 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문학을 전공한 린 감독은 학창시절 방학 때마다 뉴욕의 마사 그레엄이나 머스 커닝햄 학교에서 쌓은 무용 경험을 토대로 첫 작품을 낸 뒤 72년 해외유학 무용수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을 창단했다.
무용단은 92년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으나 이듬해 정부 지원으로 부활했다.
최근에는 대만 국내 공연을 전담하는 9명 규모의 2부 무용단까지 만들었을 만큼 대만을 대표하는 단체로 위상을 굳혀 가고 있다.
2000.12.3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