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구획정리 사업지구에 포함돼 유적훼손 우려와 함께 보존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 제주시 외도동 수정사지는 원상을 복토하여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대박물관은 최근 지난 1998년 6월부터 10월까지의 시굴조사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의 발굴조사 결과를 묶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상태로는 외도동 수정사지의 전체를 복원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되지만 노출된 유구와 출토된 유물의 가치는 매우 높다며 "발굴지만이라도 원상을 복토하여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대박물관의 발굴결과 사찰의 규모는 남북 120∼150미터 동서 50∼60미터 정도이며 12동의 건물지와 도로와 보도, 탑지, 석등지, 담장지, 폐와무지, 적석유구 등이 확인됐다. 특히 '2월수정선사'(二月修正禪師), '목사겸만호'(牧使兼萬戶)라고 쓰여진 명문기와와 6∼8엽 연판문이 새겨진 숫막새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로 미루어 수정사는 적어도 12세기경에 창건된 탐라의 고찰이지만 18세기 이후의 유물이 확인되지 않아 이 시기에 폐찰됐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출토유물 가운데 고려시대의 '인왕상음각탑면석'은 인왕의 표현에 있어 음각기법을 도입한 드문 예로 미술사적인 가치와 함께 제주도 최고(最古)의 회화자료로 평가돼 주목된다.
오종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