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훈동에 자리잡은 대림화랑(대표 임명석)은 조선시대 회화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곳이다. 근대명인 육대가전, 조선시대 사군자전, 조선시대 산수화전, 조선시대 민화전 등 개관이후 꾸준히 조선조 회화전을 열고 있다. 대림화랑에서 97년 고금명현 유묵전 이후 3년만에 조선시대 고서화전을 연다. 12월 21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조선시대 좋은 그림전'이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모두 60여 점. 5년 동안 수집한 것들로 대부분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탄은 이정을 비롯해 겸재 정선, 수은 유덕장, 현재 심사정, 표암 강세황, 오원 장승업, 심전 안중식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30여 명의 작품을 모았다.
중국적인 그림을 잘 그렸던 것으로 알려진 현재 심사정(1707∼1769)의 작품은 이번에도 북송시대 그림을 모방한 것들이다. 특히 말년에 절에 머물며 그렸다는 '관자재보살도'가 눈길을 끈다. 북송시대 명화가 곽희의 그림을 모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필의(筆意)는 약간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조선 후기에서 근세 초에 활약했던 석제 서병오(1862∼1935)와 해강 김규진(1868∼1933)의 연꽃 그림 두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나무 묵죽화의 대가 탄은 이정(1541∼1622)의 묵죽도 두 폭은 소품이지만 단아하고 그윽하다. 반면 대나무 그림으로 두 번째라면 서운해할 수은 유덕장(1694∼1774)의 묵죽도는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02)733-3738
권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