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통해 같은 생활권인 아시아의 사회·문화를 엿볼 수 있는「'만화로 보는 세상이야기'-아시아 만화전」이 6월 21일부터 7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만화란 대상의 성격을 과장하거나 생략하여 익살스럽게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 비판하는 그림형식이다. 만화의 장르에는 풍자화인 캐리커처, 시사만화인 카툰, 스토리 중심인 코믹스 등이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작품은 풍자와 해학의 시사만화이다. 시사만화는 정치 ·사회현실의 모순을 꼬집은 것으로 '정곡을 찌르는 비평'을 통해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그 동안 경제 성장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1990년대의 아시아를 돌아보는 내용으로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1990년부터 1997년까지 경제성장기의 사회변화이며, 또 하나는 1997년 여름 태국부터 시작된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의 생활 변화이다. 아시아 9개국(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을 대표하는 유명 만화가들의 만화 90여점이 선보인다.
한국 대표로는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김성환 화백이 참가한다. 그는 1949년「연합통신」에 만화연재를 시작한 이후 신문 만화의 제 일인자로서 활약하였고, 2000년 11월 '고바우 반세기전'을 개최한 바 있다.출품된 작품을 살펴보면 김성환의 '거지도 자가용으로 영업'은 한국사회에 만연된 자가용 소유를 풍자한 내용이며, 그의 총 10작품은 지금까지 한국에 선보이지 않은 새로운 작품들이다.
모리타 겐지(일본, JAPUNCH 소속)의 '무(無)의 경지(境地)'는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에 대한 풍자로서 편리하지만 잘못된 사용으로 공해가 되어버린 현실 사회의 단편을 꼬집었고, 미야오 인땅(중국, 과학보급연구소 주임만화가)의 '애인'은 경제 성장으로 인해 많은 가정에 TV가 보급되자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부관계의 문제점을 풍자한다.
또한 오 피 케(미얀마)의 '아주 익숙해짐'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미 오래 전부터 힘든 경제 상황에 익숙해진 미얀마의 모습을 그린다. 이밖에도 작가 특유의 필치로 아시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기발한 익살과 유머로 그려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번 전시회는 아시아의 사회 ·문화 교류를 위해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서울문화센터는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19번째로 설치한 해외 사무소이다. 센터로서는 이번 전시회가 첫 행사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며, 앞으로 국제교류를 통하여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5개국 순회전에서 높은 평판을 받은 바 있는 이번「아시아 만화전」은 다양한 아시아의 사회 ·문화를 보면서 새로운 흥미를 갖고 서로간에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화 관계자는 평소에 보기 힘든 외국의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며 일반인들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02)2212-2820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