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전두리 사불산 중턱에 위치한 윤필암은 예로부터 고승들이 머물며 수행했던 곳으로 유명한 도량이다. 지금은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인 대승사의 산내 암자로서, 수덕사 견성암 오대산 지장암과 더불어 3대 비구니선원의 하나로 비구니 선맥을 잇고 있다.
17인의 화가들이 윤필암과 맺은 각각의 인연을 조형(造形)과재현(再現)의 시각 이미지로 담아낸 '사불산 윤필암-꽃보다 아름다운 스님들의 도량전'이 6월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화단의 중견인 자리잡은 최경한(서울여대 명예교수), 송영방(동국대 예술대학장), 이만익(서양화가), 오경환(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 조승환(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임옥상(임옥상 미술연구소 소장), 황인기(성균관대 교수), 서용선(서울대 교수), 김태호(서울여대 교수), 오원배(동국대 교수), 곽남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상록(계원조형예술대 겸임교수), 정현(조각가), 김재광(계원조형예술대 교수), 오병욱(동국대 교수), 이상봉(성균관대 교수) 등 17인의 작가가 10년 전부터 윤필암을 답사하며 쌓아놓은 인연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작가 자신들의 관점에서 해석한 윤필암이 한국화, 서양화는 물론, 추상과 판화, 조각과 설치미술, 사진의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송영방 교수는 6세기 경 붉은 비단에 싸인 채 하늘에서 떨어져 지금까지 사불산의 산마루에 남아있다는 사면석불상(四面石佛像)의 이야기를 화폭에 옮겨 놓았다. 서양화가 이만익씨는 봄 꽃 핀 나무 아래서 단소를 불며 한가로이 삼매에 빠진 수행승의 모습을 유화의 화려한 색감으로, 조각가 정현씨는 고뇌에 빠진 수행자의 모습을 선과 면이 절제된 목조각으로 표현했다. 또 김재광 교수는 흑백사진을 통해 적막한 선방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17명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4월 13일 함께 윤필암을 찾아 몸으로 마음으로 눈으로 느껴온 윤필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저마다의 인연보따리를 풀어놓은 시간도 가졌다. 전시와 더불어 17명 작가의 작품 사진과 에세이를 담은 <꽃보다 아름다운 스님들의 도량-사불산 윤필암>(학고재 刊)도 발간했다.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