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거리 인사동에 순수 전통 차의 향기를 전하는 곳이 생겼다. 국제차문화원의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차사모)이 바로 그것이다.
차를 하는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를 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월 16일 문을 연 '차사모'는 원장인 연극인 전무송씨를 비롯해 강화 전등사 범우스님, 부석사 도륜스님, 중요무형문화재 45호 대금산조 이수자 자연스님, 선화가 범주스님 등이 함께 한다.
'차사모'는 외양으로만 우리 것을 좇는 것이 아니라, 차의 정신은 물론 그속에 담긴 우리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그동안 입소문을 통해 16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회원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정액의 가입비를 내고 월 1만원의 회비를 내면 된다.
'차사모'에서는 차 만들어 마시는 모든 과정이 개인의 직접 참여로 이뤄지는데, 총무 이미애보살이 초보 다인에게 간단한 설명과 지도도 해준다. 녹차를 비롯해 보이자, 말차 등 다양한 종류의 차가 준비돼 있으며, 다구와 다완도 판매한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차사모'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차 시음료 2천원을 내야 한다. 한잔에 5~6천원을 호가하는 인사동 찻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차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시음할 수 있다.
'차사모'는 3월부터 무박다회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열어 아마추어 차인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5월 12일 일반회원을 위한 무박다회에서는 시낭송과 음악감상, 야생녹차 시음, 말차시연을 가졌다.
인사동 한복판 인창빌딩 4층에 자리한 '차사모'는 차 마시는 일조차 얄팍한 상술로 포장해 판매하는 인사동의 뒤틀린 문화에 경책이 되고 있다.(02)735-7114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