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으로 가져가 여러 부처님께 바치고자 차를 끓이면서 다시금 범율(梵律)에 대해 세밀히 생각해 보네. 알가(茶)의 참 모습은 오묘한 근원에 이르게 하나니 오묘한 근원은 집착이 없는 바라밀이라네.'
다성(茶聖)으로 불리우는 초의선사(1786~1867)는 차를 끓이는 과정에서 우주의 근본 법칙을 깨닫고 이렇게 읊었다. 차 마시는 일을 욕심과 번뇌를 없애주는 수행방편으로서 참선과 같은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차 마시는 일은 수행자들의 중요한 일과중의 하나다. 중국 강서성 영수현의 선종사찰인 진여사에서는 지금도 출가 이후 삼년 동안 제다(製茶)에 종사해야 정식 승려로 득도할 수 있을 정도로 차 다루는 일 자체가 수행의 한 과정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어디 수행자들 뿐이랴. 현대인들 또한 차 마시기를 즐겨하며 선다일여(禪茶一如)의 경지를 지향한다.
5월 25일은 스물 한 번 째 맞는 차의 날이다. 차의 날을 앞두고 차의 멋과 맛과 향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중이다.
<제6회 하동야생차문화 축제>
제6회 하동야생차문화 축제가 5월 24~27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 차 시배지 및 진교면 막사발 도요지 일대에서 열린다. 차 만들기 체험, 차 만들기 시연, 차 여인 선발대회, 차 시배지 다례식, 어린이 차 예절 경연대회, 유적지 관광 등으로 이루어진다. (055)880-2351
<쌍계사 국사암 산사문화체험>
참선과 차, 범패의 본고장인 쌍계사 국사암에서는 5월 25일~27일까지 2박3일간 제2회 산사문화체험 마당을 연다.
5월 25일 국사암 암주 월호스님과 유근자씨(동국대 강사)가 지도하는 불교미술 강좌를 시작으로 차시배지 견학 및 시음, 참선, 가람 탐방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5월 26일 오후 7시에는 쌍계사 팔영루에서 영산재보존회 법현스님과 니르바나실내악단, 쌍계사합창단이 전통 불교음악과 현대불교음악이 공존하는 작은 음악회도 선보일 예정이며, 5월 27일 오전 10시에는 쌍계사 창건주인 진감국사 추모다례식도 봉행한다. 산사문화체험은 미리 참가 신청을 해야 동참할 수 있으며, 진감국사 추모다례제와 작은 음악회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055)883-8801
<제21회 차의 날 기념 큰 잔치>
한국차인연합회가 주관하는 제21회 차의 날 기념 큰 잔치는 5월 24~25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 일원에서 열린다. 기념식을 비롯해 선덕여왕 다유회, 두리차회가 우리 차 시연을 선보이고, 올해의 명차도 선정한다.(02)734-5866
<한일 차문화 교류회>
포항차인회 제11회 봄맞이 들차회 및 한일 차문화 교류회는 5월 19일 포항문화회관 소공연장 및 야외 잔디밭에서 열린다. 한국 차와 일본 차 행다 시연과 동래학춤과 승무 등이 공연된다.(054)247-8595
<김창배 다실 풍경전>
-화가 김창배 '다실 풍경전'은 6월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담원갤러리에서 열린다. 차 한잔 앞에 놓고 참선에 든 노스님의 모습에서부터 장난스레 차를 끓이는 어린 행자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다실이 풍경을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담았다.
서울 전시와 더불어 5월 11일~20일에는 대구 갤러리 수다에서, 6월 1일~8일에는 제주 해변공연장 전시실에서 선보인다.(02)736-7445
이은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