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이 12월 9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총무원장을 사퇴하고 동국학원 이사장으로 가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차기 총무원장 선거국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기 총무원장 후보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 스님은 종하스님(서울 관음사 주지)과 법장스님(수덕사 주지) 두 사람이다.
종하스님의 지지기반인 용성문도회는 정대스님의 거취표명 이전인 7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종하스님 지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하스님은 또 9일 오후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열린 실천승가회 의장 이취임식 및 송년회에 법장스님과 나란히 참석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법장스님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대전 유성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연합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법장스님은 꾸준히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을 접촉하면서 자신의 종단발전 소신을 피력하는 등 사실상 유세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종하, 법장 두 스님의 양강구도 속에서 일부 스님들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스님은 지선, 법등, 도법, 종상, 정련 스님 등이다. 그러나 지선스님의 경우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법등스님도 가능성이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도법스님은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종상스님의 경우는 총무원장에 출마하기에는 아직 경륜이 짧다는 정서와 함께 불국사 주지에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출마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련스님의 경우는 범어사 문중으로, 종하스님과 같은 문중이라는 점에서 역시 가능성은 많지 않다.
총무원 일각에서는 이들 스님 외에 전혀 새로운 ‘의외의 인물’이 추대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98년 정대스님이 출마했듯이, 하루아침에 ‘제3의 인물’이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제3의 인물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종회의 성향이 젊고 참신해졌다는 점 외에, 종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대스님은 이날 간담회에서 “20일 이후 이사회를 소집하고, 27~31일 사이에 이사회를 열어 후임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사장이 선출되면 교육부 인가절차를 거쳐 1월 중순에서 말경에 총무원장 정리하겠다. 그러면 2월중에 선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총무원장 선거는 사실상 두 달 남짓 남은 셈이다.
조계종 종법의 총무원장 선거법 제28조에는 ‘총무원장 궐위시 3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한다’고 명시돼 있어, 정대스님이 1월 중순경 사퇴할 경우 차기 총무원장 선거는 2월 중순에 치러지게 된다.
총무원장은 총무원장 선거법 제13조에 따라 각 교구에서 10명씩 선출되는 240명의 선거인단과 종회의원 81명 등 모두 321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된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